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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후기
 
작성자 정유식
작성일자 2019-01-22
조회수 398
제목 예상치 못한 행복 (2019 동계 건축 봉사 1차 후기)


건축봉사를 해보고 싶었기에 막연하게 1년전부터 생각했던 캄보프렌드 건축봉사를,
봉사시간이 급하게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자 부랴부랴 신청하였습니다.
봉사시간이 필요했지만 억지로가 아닌, 하고싶었던 것을 하면서 채우자는 마음으로요.
그래도 결국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죠..


사실 캄보디아를 오기전에도 봉사시간때문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캄보디아 행 비행기를 타게됐습니다. 교육봉사를 위해 색종이와 풍선이라도 사가려 했지만 그마저도 못했죠. 원래는 해외를 가게되면 공항버스를 탈때부터 설렘이 생기곤 했는데요, 이번엔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캄보디아에서 대표님, 대리님, 현지직원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음날부터 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전날에 미리 회의를 하는 줄 알았지만 팀원들 도착시간이 제각각이라 전날 회의는 생략하였습니다.



7시 50분에 다같이 모여서 팀원들과 간단한 인사만 나눈 뒤 바로 봉사지로 출발하였습니다. 제 옆에는 나중엔 저와는 정말 가까이 지냈던 도윤이가 앉았는데 당시엔 한마디도 못나누고 1시간 가량 졸다 깨다 하며 이동하였습니다. 첫날엔 원래 어색한 법이죠..ㅎㅎ


그렇게 1시간 가량 지난 후 건축봉사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우리는 건축봉사 대상자에 해당되는 가족분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바로 봉사를 시작합니다. 첫날엔 기초공사를 위해 흙과 돌을 퍼나르는 게 주된 봉사 내용이었습니다. 아직은 서로 친분이 없어서 묵묵히 봉사에 집중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는 한마디씩 나누게 되었죠.



첫날은 기초공사만 하고 점심을 먹으러 바로 근처에 식사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점심식사는 한식인데요, 정말 맛있었습니다. 봉사를 하고나서 먹는 점심이기에 맛있는 것도 있지만 음식 자체도 맛있습니다..! 게다가 거기에 얼음들어간 환타까지 먹으면... 어떤 기분일지 다들 아실 것 같습니다.



점심을 먹고나서 1시간가량의 휴식시간이 있는데요, 저는 잠깐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아까 버스타고 올때 봤던 논인지 호수인지 애매한 곳으로 향했습니다. 가는길에 아이들을 마주쳤는데, 손 한번 흔들어줬는데도 뽀뽀를 날리는 귀여운 동작을 합니다. 기분이 좋아지며 가본 호수(호수라고 칭하겠습니다)는 평화로웠습니다. 여긴 여행으로도 올 수 없는 곳이죠. 제대로 현지이자 시골인 이 장소는 봉사를 통해서만 올 수 있는 곳이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잠깐 구경한 후 식사 장소로 돌아갔습니다. 그곳에선 저희팀의 맛언니,맛누나이신 민선선배님께서 저희 팀원들과 함께 오후의 교육 봉사 준비를 위해 열심히 종이접기를 같이 하고 계시더라구요. 저도 달려와서 합류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말도 나누며 종이접기도 배우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종이로 팽이를 만들었는데, 난이도가 높았지만 너무 신기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교육봉사를 준비할 수 있어서 좋았구요.


시간이 다 되어 점심식사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초등학교로 갔습니다. 저희팀은 두개의 조로 나뉘어 각자 반으로 배정을 받고 아이들을 맞이했습니다. 아이들은 다같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반갑습니다)"를 외치며 저희를 반겼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죠. 준비했던 종이접기 수업도 하였고, 응용해서 왕관도 만들어주었습니다. 2교시엔 야외 수업을 하였는데, 아이들이 참 선생님들을 좋아하더군요. 선생님들을 매달리기도하고, 높은 곳에서 들어서 내려다 달라고도 하고, 선생님들은 덕분에 근력운동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멈출 수가 없네요..ㅎㅎ





그렇게 오후 교육봉사도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 휴식을 취한 후 저녁 식사를 위해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갔습니다. 다같이 유명한 식당인 '레드 피아노'에서 식사를 하며 서로 자기소개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말도 나누며 조금씩 서로들을 알아갔습니다.


그래도 첫날이 제일 긴장한 상태라 길게 서술을 했네요.
그 다음날 2일째, 건축 봉사는 기둥을 올리고 밑 벽면 작업을 하였고, 교육봉사도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3일째엔 다같이 앙코르와트 문화탐방을 갔습니다. 정감있는 가이드님을 만나서 소중한 투어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날 뒷풀이때 팀원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어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 봉사를 가신다면 시내의 '바나나 리프'라는 낭만적인 술집을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4일째 건축 봉사는 벽면 작업을 마무리하였고, 시멘트 작업도 하였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톱질도 하고, 망치질도 하였는데요, 생소하지만 경험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비록 저는 소질이 없지만 직접 집을 만드는데 내가 이렇게 기여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게 직접 봉사를 오는 묘미가 아닐까요? 아직도 그 망치질, 그 톱질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사실 집을 만드는데 있어서 저희가 전적으로 만든 것은 아닙니다. 중간 중간 현지 작업자 분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부분은 이미 진행이 되어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꼭 전적으로 만들지 않았더라도 내 손을 거쳐서, 내 땀을 거쳐서 만든 집이라 느낌이 묘합니다. 그리고 교육봉사에서 아이들도, 이 일주일의 교육봉사로 당장 많은 것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이 하루하루의 체험들이 각자에게 어떤 자극이 될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준비한 것에 비해 너무나도 저희들을 좋아해주고 잘 따라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진행하는 교육 컨텐츠 하나하나에 따라 생각보다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느꼈구요..







그리고 캄보디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아무 생각없이 보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갖고 있던 고민과 걱정, 스트레스를 잊고 지낼 수 있었죠. 특히 둘째날 부터는 점심식사 후 호수 앞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다같이 이 호수를 바라보며 비치 체어에 앉아 노래를 들으며 휴식을 취할때는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상한 행복감이 듭니다.





봉사를 하고 있지만, 스스로에게 봉사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걱정 없이, 아무 고민 없이 보낸 시간이 있었나.. 후반부엔 이 호수에 물소들도 나타나서 여유롭게 풀을 뜯어 먹습니다. 이 풍경은 행복감을 더 느끼게 해주는 것 같네요.. 왜 이런 행복감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네요. 예상치 못함에서 비롯된 행복감일 수도 있고, 봉사가 주는 행복감일 수도 있겠죠. 그냥 그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실질적인 마지막 봉사인 5일차엔 건축봉사로 페인트 작업을 하였습니다. 팀원들과는 사실상 마지막 밤이라 뒷풀이도 하였습니다. 그 후 6일차엔 건축봉사 대상자 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교육봉사에선 과자파티를 하였습니다. 마무리를 하고 난 뒤라 기분이 묘했습니다.










일정을 다 마치고 다같이 차에 올라탑니다. 숙소로 출발하는 그 때 민선선배님과 윤지가 눈물을 흘리네요.. 그 모습을 보니 저도 괜히 마음이 울컥합니다. 아직까지도 그 순간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입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저는 먼저 떠날 준비를 합니다. 짐을 챙기고 숙소를 나와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에는 대표님과 대리님께서 배웅을 해주셨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차를 타고 떠나는 그 순간 이상한 감정이 듭니다. 떠나기가 싫네요.. 그냥 처음 봉사 왔을때로 돌아가서 한 10번은 반복 재생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제가 비록 봉사에 대한 언급을 할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일반인들 중 한 사람으로서 느낀 바가 이렇습니다. 세상에 많은 것들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돈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겠지요. 하지만 봉사는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봉사를 하고 나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순 있을 것 같습니다만,, 하지만 봉사는 그 자체가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돈을 버는 것이 하면 할 수록 갈증이 느껴지는, 마치 모기에 물린 자국을 긁으면 긁을 수록 더 긁고 싶은 것이라면, 봉사는 음... 그냥 목마른 상황에서 물을 마시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 자체가 좋은거죠.


30대로 처음 접하는 2019년의 저는 이 경험이 정말 큰 경험입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할때도 자주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지금 캄보프렌드 봉사를 고민하고 계신 이 글을 읽고 계신분들! 크게 고민하지 마시고 한번 다녀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봉사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휴가로 떠난 여행보다 이때가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가치관의 차이는 있겠지만, 봉사에 있어서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경험은 어떤 방법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경험일 것입니다.


(추가로 최근에 건양대학교 대학생 봉사자 2명이 캄보디아 봉사활동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탈 때 경유지로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였을때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처음엔 걱정이 너무 많았죠. 하지만 이미 와버린 상황에서 어쩔 수 없긴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동안 환경이 열악한 인도에 2번, 라오스에 1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갈때마다 세균성 장염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빈국에 속하는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 하는 동안에는 설사 한번 없었습니다. 대표님께서 주의하신 부분을 지켰을 뿐인데(단지 현지 아이스크림과 길거리 얼음을 먹지 않는 것)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건양대 대학생 사망 사건은 장염이 직접적으로 패혈증을 유발했다고 아직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2차감염이 생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건양대 대학생 사망 사건으로 인해 캄보프렌드 봉사활동을 주저하는 것은 참 아쉬운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후진국에 다녀올 때마다 세균성 장염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이번 캄보디아 봉사활동에서도 장염을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주의주신대로만 지키신다면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사건으로 소중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에서 길게 서술하였습니다.)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캄보디아의 여운이 봉사 갔다온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지속될진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갈 것 같습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서 다같이 경험해보셨으면 합니다.


첨부파일
관리자 캄보프렌드입니다. 정유식 봉사자님 상세한 봉사후기 감사드립니다.
캄보디아에서의 뜻깊은 봉사활동 오래도록 봉사자님 가슴에 남아 있었으면 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1.214.1.xxx.xxx
2019-01-22 08:40:37
임준호 함께 식사는 못하고, 연락처만 주고받았네요 ㅎㅎ 다음에 만나면 꼭 식사 함께해요~ | 96.9.90.xxx.xxx 2019-01-22 17:57:06
정유식 → 대표님께, 아닙니다 전화드릴때마다 항상 친절한 답변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실 이 글을 처음 쓸 당시(어제)의 감성이 오늘과 같지는 않아서 그때 당시에 썼던 글과는 조금 다른 내용입니다. 오히려 좀 더 이성적으로 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느낀 바가 있다면 언제 쓰든 공통점이 있겠죠! 덕분에 캄보디아에서 좋은 경험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59.30.1.xxx.xxx 2019-01-23 02:10:59
정유식 → 대리님께, 저도 너무 아쉽습니다. 마지막 뒷풀이때는 함께 하고싶었지만 식사하고 바로 뒷풀이도 하는 정신없는 상황이라 연락드릴 경황이 없었네요..ㅠㅠ 대리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조만간 봉사지에서든 한국에서든 만나뵈어 많은 얘기 나누고 싶네요! 봉사기간동안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14.41.9.xxx.xxx 2019-01-23 02: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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