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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후기
 
작성자 남숙희
작성일자 2014-02-12
조회수 5507
제목 우리 또 만나요~ 개인봉사활동 후기 2/4-2/10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남숙희입니다.
이번에 캄보프렌드를 통해 이러한 경험과 느낌을 가지기 전까진 봉사에 대한 개념과 관심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 제 머릿속엔 온통 언제 또 캄보디아를 방문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또다른 일은 무엇이 있을까와 같은 생각들로 가득합니다.


캄보프렌드는 한 인터넷카페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매번 방학때마다 학원만 다니다가 이번 방학에는 좀 더 액티브한 일이 없을까하며 이런저런 동아리를 알아보려 돌아다니다가 우연찮게 해외봉사라는 게시판을 보게되었습니다. 많은 해외봉사 모집 글이 있었지만 캄보프렌드의 봉사자 개개인의 사정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따듯한 후기들에 믿음이 갔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않다가 캄보프렌드 홈페이지 방문 불과 몇분 후 바로 결정을 내고 우석 대표님과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쳐본 적도, 봉사를 해본 적 없어 걱정도 조금 되었지만 캄보디아 아이들을 생각하며 어떤 재미를 소개시켜줄까, 무엇이 아이들에게 새롭고 좋은 놀이가 될 수 있을까 하며 고민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그 고민이 너무 커져 결국 혼자 이민용가방(23kg)와 캐리어(12kg), 배낭을 가져가야 했지만 마냥 설레이고 좋았습니다.. 이민용가방의 바퀴도 제 마음을 알았는지 공항에 짐을 부치기 직전에 빠져줬습니다.ㅎㅎㅎ














2월 4일 화요일 저녁 6시 3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밤 10시 15분에 씨엠립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나오자마자 씨엠립의 더운 향기가 느껴졌는데 나쁘지않았습니다. 제가 간 날은 사람들이 많지않아서인지 비자받는데 웨이팅도 길지 않았고 별도로 준비한 팁도 사용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짐까지 챙기고 나오자 많은 캄보디아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있었는데 그때 중간쯤에 '캄보프렌드 남숙희'가 써있는 종이를 든 저의 파트너, 쏘티(sothy)를 만났습니다. 쏘티는 바퀴가 빠져버려서 제대로 끌 수도 없는 이민용가방을 덤덤히 들어다 차에 실어줬고 차로 이동하는 동안 끊임없이 쏟아지는 저의 질문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줬습니다.
그리 오래 달리지 않고 도착한 호텔은 깨끗하고 항상 웃고 있는 직원들의 서비스도 훌륭했습니다.




1


교육봉사 첫날, 아침 8시에 호텔을 출발해 약 1시간가량 달려 우리는 하얀벽에 파란 문을 가진 Srah Kwav 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학교엔 아이들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넓은 운동장을 걸어가는데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제가 맡게 된 반은 왼쪽에서 두번째에 있는 클래스였는데 제가 들어가기도 전부터 이미 제게 인사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수업시작 전과 후 아이들은 항상 인사를 하는데 여기서 교육봉사를 해봤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나중엔 이게 얼마나 그리운지 모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어꾼~(고마워요~)"
"땡큐, 티쳐!"










첫 수업은 꼴라주를 해보면 어떨까해서 미리 잡지에서 사람 얼굴, 팔, 다리, 몸통 등을 오려갔습니다. 아이들에게 세계여러나라 사람들의 얼굴과 패션들을 보여줄 수도 있고, 사람 몸의 한부분만을 가지고도 그 사람의 나머지 부분들을 상상해 완성시킬 수 있는 재미도 주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제가 잘라온 조각난 사람들 사진을 보고 꺄르르 웃으며 흥미로워 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알게된 재밌는 사실은 캄보디아 아이들은 식스팩이나 울퉁불퉁 근육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3명의 근육맨 상체를 오려갔는데 추천을 해줘도 손사래까지 치며 싫어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미리 준비해간 자유시간 미니초코바를 하나씩 나눠줬는데 캄보디아가 더워서 그런지 좀 녹아 있었습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먹기 전, 개인봉사활동을 하러 온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아이들이 다니는 길에 커다랗게 튀어나온 나무를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캄보디아 현지 사장님이신 김상수 사장님이신데, 항상 봉사자들보다 먼저, 그리고 함께 하시는 분으로 정말 멋있으셨습니다.










저도 나중에 한번 도끼질을 해봤는데 보기엔 그냥 내리치면 될 것 같아도 막상해보니 어렵고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점심은 15분정도 거리에 있는 2층 오두막같은 곳에서 먹었는데 반찬도 다양하고 밥도 많고 맛있는 과일디저트도 있었습니다. 반찬 중에 계란말이와 닭봉같은 게 있었는데 그 둘만 있어도 한그릇이 뚝딱 비워질만큼 맛있었습니다. 전혀 한국인의 입맛에 거부감을 느낄만한 음식 없이 너무 잘 먹어서 사실 저는 이번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몸무게가 더 늘었습니다.ㅎㅎ


점심식사 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에 한타임의 시간이 더 있었는데 오전보다 연령대가 조금 높은 학생들로 오전과 같은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호텔에 5시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6시까지 로비로 나오면 Pub street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그곳에서 저녁도 먹고 부족한 다음날 수업재료도 사고 구경도 하며 밤에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래 사진은 '툭툭'으로 호텔까지 2달러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캄보디아식 택시입니다. (저희는 5명이 툭툭 하나로 호텔까지 2달러에 온 적도 있으니 절대로 2달러 이상으로 주시면 안됩니다)








 


2


두번째날에는 첫날보다 마음이 한층 더 여유웠습니다. 첫날에는 수업시작 전 운동장을 걸어가며 비장하게 잘해야지 하는 마음과 함께 살짝 긴장도 했지만 둘째 날에는 어제 함께 수업했던 학생들도 보이고 단 하루만에 전혀 낯설지않게 느껴졌습니다.
두번째 수업은 한글 모음, 자음을 따라 읽는 것으로 시작해 가나다라마바사..그림그리기와 모자이크 놀이를 했습니다.
















위에 저 두 남자아이는 반에서 어린 편에 속하지만 그림그리기와 색종이 관련 수업때의 집중도는 가장 뛰어난 아이들로, 저 짱구머리 녀석 둘은 쉬는 시간에도 안나가고 거의 2시간 동안 풀을 색종이에 바르는지 자기한테 바르는지 모를정도로 열정적이었습니다. 또 제가 새로운 종이로 갈아주면 어찌나 좋아하던지..  배시시 웃으면서 종이를 건네받을 때는 저도 같이 또 한번 배시시 웃게 됐습니다.


이 수업 한번으로 아이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는 없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친근하게 한글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3


피크였던 셋째날.
세번째 수업은 도장만들기로 아이들도 좋아했지만 제가 더 하고 싶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핑크색 스트로폼 조각에 제비뽑기로 뽑은 한글 모음과 자음, 숫자 등을 매직으로 따라 그린 뒤 이쑤시개 꼬치로 찍거나 파내 도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원래는 지우개나 비누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뾰족하고 날카로운 칼이나 조각도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손이나 이쑤시개로도 쉽게 뚫리고 부서지는 스트로폼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쓰레기도 너무 많이 나오고 환경문제도 있어서 살짝 잘못된 선택인 것 같다라는 후회도 했지만 아이들이 그만큼 더 좋아해줘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도장을 파낸 뒤에 준비해 온 물감과 도화지를 사용해 글자를 조합해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아이들에겐 이 세상 모든 것이 도화지고 촉촉한 색이면 다 물감이기 때문에 결국 원래 준비했던 것을 꺼내보기도 전에 제 몸이 먼저 알록달록해져버렸습니다.










또다른 캄보프렌드 도우미 '미아'와 함께 찍은 인증샷ㅎ ㅎ
처음에는 팔에서 다리로, 나중에는 얼굴까지 점령 당했는데 수업 후반 부에는 낙서가 가득한 제 얼굴을 보고 재밌어하고 웃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평소에 절 따르던 아이들은 당황해 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제 얼굴에 낙서하려는 어린 동생들을 저지하고 싸우기도 했습니다. 절 위해 싸워주고 지켜주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까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또하나의 교훈을 얻었는데 되도록이면 수성싸인펜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것과 아이들과 물감놀이를 할 때는 나의 흰 몸은 아이들에겐 그저 하나의 흰 도화지일뿐이다 라는 각오를 하셔야한다는 겁니다.
저는 이미 저질러진 후 깨달아서 결국 김상수 사장님께서 주신 의료용 알콜솜으로 닦아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날 저와 함께 한 수업 중에서 얼굴에 낙서하기가 가장 재밌었다고 답해줘서 뿌듯했습니다.


이 날은 챌린지 봉사 팀이 와서 교육봉사 후에 함께 울타리 노력봉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평상시 한국에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만 두들기는지라 이런 활동적인 일이 하는 것이 더욱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떠나고 나서도 계속된 울타리 봉사는 오늘 끝났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을 봤는데 저는 이틀밖에 참여를 못했지만 함께 기둥 나르고 땅파고 했던 그때가 떠오르면서 친구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잘 마무리해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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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에는 마지막이라는 것 때문인지 괜히 기분이 다운되어 계속 업시키려 노력했습니다. 첫날 가방이 더 무거웠던 것 같은데 왠지 오늘 어깨가 더 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수업은 세상 모든 사물은 기본적인 도형으로 이루어져있고 그 기본적인 도형 중에 세모를 가지고 미래에 살고 싶은 집을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자연과 함께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집 옆에는 항상 나무와 해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포스트잍을 서로의 몸에 붙여주고 몸을 흔들어 누가 먼저 떨어뜨리는지 시합을 하고 남은 포스트잍에 앞으로 자신이 바라는 소망이나 꿈을 적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포스트잍을 자신이 갖지않고 제게 계속 가져다 주길래 뭔지 봤더니 하트 그림과 함께 제 이름을 적어서 줬습니다. 원래도 지렁이처럼 꼬불거리지만 아이들의 고사리같은 손에 더 꼬불 삐뚤대는 크메르어가 귀엽고, 뜻은 몰라도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편지에 가슴과 코끝이 뜨거워졌습니다.


첫째, 둘째, 셋째날까지 아이들과 좀 더 눈 마주치고 뛰고 하느라 사진을 많이 못찍었는데 이 날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이 날라가버릴까봐 열심히 카메라에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아이들은 사진 찍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데 카메라를 들고있는 제게 먼저 와서 자신을 찍어달라고 하고 포즈를 잡기도 합니다. 참고로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인화해 가져다 주면 정말 좋아하는데 캄보디아 사진관에서는 꼭 라미네이트(?) 코팅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안그러면 몇달 뒤에 사진이 날라가 아이들이 자신을 얼굴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오전 수업때도 잠시 울컥은 했지만 괜찮았는데 결국 오후 수업을 끝으로 헤어져야할 때가 오니 눈물 흠뻑 젖은 솜마냥 마음이 무거워 웃는 것조차 힘들어졌습니다.
제 작별인사에 대한 답으로 아이들은 제게 작별노래를 선물해주었습니다. 노래가 거의 끝나갈 때쯤, 몇몇 아이들은 이미 눈치를 채고 제 시선이 아래로 떨궈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마지막 선물로 과자를 나눠주는데, 아이들 손에 과자가 닿기도 전에 제 눈물이 먼저 아이들 앞 책상 위로 떨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수십번 만났을 새로운 선생님에, 수십번 불렀을 노래에, 수십번 맞는 이별에 익숙해져있는 듯 보였지만 저는 너무 낯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재밌고 실망스럽지않고 뜻깊은 수업을 해주는 멋진 선생님이 되어주자라며 열심히 수업만 해왔는데, 계속해서 닭똥같은 눈물을 멈출 수 없는 제 모습은 마치 어렸을 때 며칠간 재밌게 놀다가 집에 가는 친척언니가 탄 자동차 뒷모습을 보고 울고 있는 다섯살짜리 같았습니다. 오히려 캄보디아 아이들이 제게 달려와 울지 말라며 키스를 해주고 위로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건네준 하트와 포옹과 키스를 가득 안고 호텔로 돌아가는 버스로 걸어가는데 뒤도 한번 다시 못돌아볼 정도로 어찌나 슬프던지..  버스에 돌아와서도 울고있는 저를 보러 버스 앞까지 달려온 아이들에게 더 크게 울까봐 바보같이 제대로 다시한번 인사 못해본 게 너무 후회가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해질정도로 후회가 됩니다.


전부터 봉사자들이 자신들이 준 것보다 얻고 배운 것이 더 많다라고 말하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궁금했었습니다.
4일간의 교육봉사동안 제가 느낀 것은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너무 행복했으며, 특히 아이들이 수줍은듯 몸을 뒤로빼며 웃어줄 때 그것 하나만으로도 세상이 환해지고 밝아지고 따뜻해지고 너무 좋아 제가 풍선이 되어 날라가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그저 색종이와 크레파스를 줬지만 아이들은 제게 이제껏 보지못했던 새하얀 미소를 주었습니다.
이번 캄보디아에서의 5박 7일은 제 인생에 가장 짧으면서도 큰 의미와 영향을 줬습니다. 지금 저는 이렇게 후기 글을 작성하면서 다시 아이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우리 다음에 또 같이 갑시다~


첨부파일
관리자 캄보프렌드입니다. 남숙희님 봉사후기 감사드립니다.
너무 상세하게 봉사후기 작성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셨다니 저희도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봉사활동을 통해 경험했던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 오래도록 마음에 간직해주셨으면 합니다.
나중에 꼭 캄보디아에서 다시 뵈었으면 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211.206.xxx.xxx
2014-02-12 08:59:24
허준석 아이들과 나눈 정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글이네요
좋은 후기 감사해요 ~ | 175.121.xxx.xxx
2014-02-15 00: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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